[입장문]고환율 장기화, 중소 제조기업의 원가 부담 완화와 거래가격 반영체계 보완 필요

정책자료 2026-07-13 조회 11

(사)한국상생제조연합회(이하 ‘한상연’)는 2025년 말부터 2026년 7월 현재까지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중소 제조기업의 원부자재 구매비, 외화결제 비용, 제조원가 부담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하며, 정부가 단기 금융지원과 함께 제조업 현장의 원가 상승분이 거래가격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적 보완대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최근 정부는 고환율로 경영애로를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긴급경영자금 공급, 수입보험 및 환변동보험 확대, 세금 납부기한 연장, 대출 만기연장, 고환율 피해기업 수출바우처 전용 트랙 등을 포함한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고환율로 인한 단기 유동성 부담을 완화하고 기업의 환위험 대응 여력을 높이기 위한 필요한 조치로 평가된다.

고환율 피해는 단순한 자금 부족이나 환차손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025년 12월 중소기업 63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환변동 실태조사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은 이미 1,470원대 수준이었다. 조사 당시 원·달러 환율은 1,476원대에서 1,478원 수준으로, 중소기업이 응답한 평균 적정환율 1,362.6원보다 100원 이상 높은 상태였다.

당시 조사에서도 고환율 부담은 중소기업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됐다. 수출과 수입을 병행하는 중소기업의 40.7%는 환율 급등으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했으며, 이익이 발생했다는 응답은 13.9%에 그쳤다. 이는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의 이익으로만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원부자재와 부품을 수입해 가공·납품·수출하는 중소 제조기업에는 오히려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해 유형도 제조업의 원가 구조와 직접 연결되어 있다. 환율 급등에 따른 피해 유형은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81.6%로 가장 높았고, 외화결제 비용 증가 41.8%, 해상·항공 운임 상승 36.2% 순으로 나타났다. 수입 원재료 비용은 전년 대비 6~10% 상승했다는 응답이 37.3%로 가장 많았으며, 중소기업의 55.0%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원가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문제는 해당 조사가 실시된 2025년 12월 이후에도 환율 부담이 충분히 완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6년 7월 13일 현재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이며, 이는 이미 피해가 확인된 2025년 12월 조사 당시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당시 조사에서 나타난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 외화결제 비용 증가, 원가 상승분 판매가격 미반영 문제는 현재 중소 제조기업 현장에서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소 제조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가격 협상력과 환위험 관리 역량이 제한적이다.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고 외화결제 부담이 커지더라도 기존 납품계약과 거래관계 때문에 비용 상승분을 즉시 판매가격이나 납품단가에 반영하기 어렵다. 결국 고환율 부담은 개별 기업의 일시적 애로를 넘어 중소 제조업의 수익성 악화, 운전자금 부담, 설비투자 지연, 고용 여력 감소, 납품 안정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한상연은 정부가 기존 금융·보험 지원과 별도로 다음 세 가지 방향의 정책 보완을 검토할 것을 제안한다.

첫째, 고환율에 따른 원가 상승분이 거래가격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중소 제조기업의 상당수는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외화결제 비용 증가를 겪고 있음에도 이를 판매가격이나 납품단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개별 기업의 협상력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 거래구조 전반의 문제다. 정부는 환율 변동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이 거래가격 조정 과정에서 합리적으로 고려될 수 있도록 업종별 원가 변동 특성과 거래가격 반영 원칙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고환율 대응정책의 판단 기준을 단순 수입 규모나 자금 수요 중심에서 실제 원가 부담 중심으로 보완해야 한다. 환율 피해는 수입 원부자재 가격 상승, 외화결제 비용 증가, 물류비 부담, 판매가격 미반영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지원정책은 직접 수입 규모나 일시적 자금 부족 여부만을 기준으로 보기보다, 원가 상승률, 가격 반영 가능성, 영업이익률 악화 등 제조업 현장의 실제 부담을 기준으로 정교화되어야 한다.

셋째, 고환율 피해를 업종별·거래단계별로 구분해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 고환율의 영향은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원부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 외화결제 비중이 높은 기업, 납품단가 조정이 어려운 하도급 제조기업, 부자재·포장재·부품 가격 상승을 부담하는 가공·납품기업은 피해 양상이 다르다. 정부는 고환율 피해를 제조업 업종별·거래단계별로 구분해 파악하고, 원가 부담이 크고 가격 전가가 어려운 중소 제조기업에 정책 역량이 우선적으로 집중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환율은 단순한 금융시장 변동이 아니라 제조현장의 원가 구조와 거래 질서를 흔드는 실물경제 리스크다. 특히 현재와 같이 조사 당시보다 높은 수준의 환율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중소 제조기업의 피해가 누적될 가능성이 크다. 환율 상승분이 거래가격에 반영되지 못하면 중소 제조기업은 매출이 유지되더라도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한상연은 정부의 긴급 지원대책을 환영한다. 다만 현재의 고환율 피해가 제조업 현장의 구조적 원가 부담으로 확산되고 있는 만큼, 정부 지원은 대출·보증 공급에 머무르지 않고 원가 상승분의 거래가격 반영, 실제 원가 부담 중심의 피해 판단, 업종별·거래단계별 정책 우선순위 설정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한상연은 정부와 관계기관이 중소 제조기업의 고환율 피해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제조업 현장의 원가 부담 완화와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실질적 보완대책을 조속히 추진해 주길 기대한다.

2026년 7월 13일

(사)한국상생제조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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